잘 사용 중이던 SONY miniDV 캠코더가 말썽을 폈다.
테이프를 어떨 땐 잘 읽고 어떨 땐 못 읽는 거다. 그리곤 C:31:22, C:31:23 두 에러를 뱉고선 테이프가 씹혀서 나온다.
구글링 해보니 핀치 롤러 문제란다.
저게 고정이 잘 안 됐거나 빠지면 문제라는데 전혀 해당사항이 없었다. 그래서 끙끙 앓던 중 유심히 보니 핀치롤러 옆
하얀색(사진 상) 저 녀석이 빠진 이빨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바로 텐션 암이다.
+텐션 암의 역할은 이름 그대로 테이프의 텐션을 유지해 주는 것이다. 캠코더에 테이프를 넣고 누르게 되면 기어를 돌려 테이프를 풀어서 느슨하게 만든 다음, 텐션암에 비디오 헤드에 테이프가 붙도록 끌고 간다. 그리고 스프링의 힘으로 텐션을 유지하면서 비디오 헤드와 핀치 롤러에 테이프가 더 잘 붙도록 테이프에 텐션을 준다. (테이프 짱짱하게 하는 역할.)
블로그에 올리진 않았지만 예전에 DCR-TRV33 고치다가 조진 걸 고이 상자에 모셔뒀었는데, 그걸 꺼내보니 저 텐션 암이 스프링으로 인해 핀치롤러에 딱 붙어 있어야 하는 걸 확인했다. 심지어 토션 스프링 같은 게 고정되지 않은 채 빠져있는 것도 육안으로 보였다.
일단 해결하려면 분해를 해야한다. 용어까진 모르겠다만 miniDV를 읽는 이 플레이어? 이 녀석을 통째로 꺼내야 한다.
자동차로 치면 엔진 탈거다. 캠코더를 모두 분해해야 꺼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 예전에 한번 분해했다가 말아먹은 전적이 있어서 알긴 알지만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일단 분해를 시작했다. 캠코더 분해의 경우 크게 3단계로 나뉘는데,
1단계 외관(케이스, 모니터) 탈거 -> 2단계 여러 부속 및 카메라&뷰파인터 탈거->3단계 보드와 플레이어 탈거
이 정도로 요약된다.
케이스 분해는 생각보다 쉽다. 나사 위치를 알려주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숨겨진 나사 찾기가 정말 힘들다.
깊숙한 곳에 나사가 박혀있어서 얇고 긴 드라이버가 필요하며 약간의 분해 지식이 없다면 뭐 하나 해 먹기 정말 쉽다.
만약 초보자가 이 글을 보고 따라 하려거나 개인적인 시도를 해보겠다면 필자처럼 나사 위치도를 그리고 분해하거나
분해하는 영상을 찍도록 하자.
PC101의 경우 TRV33의 후속작 같은 개념이기도 하고 포터블의 느낌이 강해서 그런 건지 내부 공간도 매우 좁고
타이트하게 설계되어 있었다. TRV33은 약간의 여유는 있었다면 PC101은 여유하나 없었다. 심지어 숨겨진 나사가 너무 많고 케이블 끊어질까 봐 힘도 못줬다.
(만약 분해를 하게 된다면 절대로! 힘주지 마라. 애 다루듯 살살해라. 케이스 분해한다고 힘줘서 분해하면 바로 부러진다.)
어찌어찌 보드 탈거까지 오게 됐다. 보드를 탈거 후, 옆 고정 나사를 풀게 되면 플레이어를 들어낼 수 있게 된다.
개인적인 팁으론 보드 고정나사는 풀지 말고 옆 고정 나사만 풀어서 플레이어와 보드를 같이 탈거해라.
위 사진처럼 탈거가 완료되었다면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분해를 하면서 플레이어가 열린 상태로는 분해가 불가능해서 닫은 상태로 분해 후 가조립해서 플레이어를 열었다.
그러니 위 사진처럼 훤히 보이는 게 아니겠는가.
위 영상처럼 고정되지 않고 흔들리는 게 토션 스프링이 빠져서 그런 것이다. 핀치 롤러( ω 모양)는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반면에 아래 검은색으로 된 텐션 암은 스프링이 고정되어 있지 않아 제자리를 찾아가지 못하고 있다. 계속 흔들린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저 녀석이 계속 흔들린다면 테이프 삽입시 씹힘 문제가 발생한다.
위 영상은 씹힘 발생 예시이다. 직접 구현해 봤다. 이제 문제도 알았겠다, 스프링만 제대로 고정하면 되는데 아무리 봐도 어디에 고정하는 건지를 못 찾았었다. 구글링을 해봐도 내가 잘못 검색한 건지 사례가 나오질 않아서 한 시간 동안 이러쿵저러쿵 하니 고정 방법을 찾았다.
별 지랄을 다하니 결국 찾았다. 덕분에 테이프 헤드가 더러워져서 알코올로 좀 닦느라 더 고생하긴 했지만. ^^
물리 잘 배워둘 걸 같은 후회도 하면서 찾아낸 결과다. 저리 고정하니 정상적으로 작동하더라.
위 영상은 수리가 잘되었다는 올바른 예시이다. 솔직히 분해는 1도 안 어렵고 저거 어떻게 끼우는지가 제일 어려웠다.
가조립까지 해서 테스트해 보니 정상작동한다. 이제 재조립하면 된다.
재조립 사진이나 영상은 찍지 않았는데 한 가지 당부하자면 ,
1. 천천히 살살 조립하고 케이블 빠진 게 없는지 확인한다. 케이블 찢어짐에 항상 주의할 것!
2. 조립 전에 IEEE1394 포트 쪽 실드가 빠지지 않게끔 하는 고정 핀 같은 게 정말 잘빠진다. 이와 더불어 배터리 고정 핀도 빠지지 않고 조립하게끔 주의해야 한다. 정말 주의!
3. AV 단자 쪽 실드가 빠질 수 있는데 2번처럼 고정핀 있는 줄 알고 다시 분해했던 낭패를 봤었다.
AV 단자 실드는 고정 핀이 따로 있지 않고 조립 시 같이 조립된다. 마이크랑 액세서리 독 덮는 실드에 고정핀이 같이 있던 걸로 기억한다.
재조립까지 완료했다면 수리하면서 먼지유입이 많이 되었을 터이니 클리닝 테이프 돌려서 먼지제거 싹 하면 정말 끝이다.
정상 작동하니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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